
1. 스윙걸즈 : 스윙을 즐기는 자, 그렇지 않은 자
햇볕이 따가운 무더운 여름방학, 낙제된 여고생들은 보충수업에서 벗어나고자 야구단의 응원차 나간 합주부의 도시락 배달을 자처합니다. 그리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도시락을 배달한 탓에 도시락을 먹은 합주부원들 모두 식중독에 걸리게 됩니다. 낙제 여고생들은 합주부의 부재를 채우게 됩니다. 그저 보충수업을 벗어나기 위해 선택했던 합주부에서 소녀들은 처음으로 배움의 즐거움을 찾습니다. 스윙 실력과 함께 소녀들은 성장합니다.
2. 스윙걸즈 : 그저 싱그러운 청춘 기록
1. 일본 영화 흥행의 마지노선
영화는 일본 청춘 영화 특유의 싱그러움과 풋풋함을 담고 있습니다. 청춘의 여름날을 표현함에 있어 일본만큼 자신있는 나라도 없을 만큼 영화 속 타는듯한 더위와 시끄러운 매미 울음, 더위에 지친 아이들, 그 속에서도 열정을 다하는 모습들을 통해 우리는 여름의 청춘을 함께 불태웁니다. 그리고 계절이 변하면서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리고, 그 위를 걸어간 맨다리의 소녀들이 끝내 무대에 올라 스윙을 연주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꿈도 목표도 없던 베짱이들이 자신들의 꿈을 찾아 개미가 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은 함께 치유됩니다. 일본의 청춘 영화 특유의 큰 이벤트 없이도 전개되는 치유물입니다.
2. 개미가 된 베짱이
계절의 색이 변하는 만큼 인물들도 성장해가고, 재즈를 향한 그들의 애정도 깊어져 갑니다. 처음엔 소리도 내지 못했던 여름의 아이들이 재즈를 훌륭히 연주해내는 겨울의 모습으로 변하며 성장하는 모습에 별다른 설정이나 요소 없이도 몽글몽글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여름의 연주 때의 모습이 염색과 장식으로 가득했던 모습이었다면 겨울의 연주 때는 모두 흑발에 단정한 교복차림을 하고 있어, 연주실력뿐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도 성장하였음을 보여줍니다.
3. 순간을 즐기는 치유영화
영화에 많은 시간이 스윙 박자를 찾고, 즐기는 데 집중되어 있는 점을 통해 감독이 정말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성공한 악기 연주회를 하는 밴드부가 아니라, 스윙을 즐기게 된 밴드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여고생들은 대회에 나가기 위해 밴드를 연습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들은 스윙이 좋아 시간을 내어 연습하고, 마침 있는 대회에 참석을 합니다. 다른 대회에 참석하는 영화들처럼 주인공들에게는 골인지점이 없습니다. 그저 언제나 스윙을 즐기고 있습니다.
대학과 취업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그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쉼 없이 달리는 우리의 학생들과 비교되는 다른 영화 속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4. 영화 후에
처음 영화를 접했을 때는 극중 배우들과 비슷한 나이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영화에 주로 나오는 스윙 음악에 매료되어, 영화 대사인 “사람은 스윙을 아는 자, 스윙을 모르는 자로 나뉜다”의 말처럼 한동안 재즈 음악에 빠져있었습니다. 영화 속 소녀들처럼 거리에 흘러나오는 음악들에 스윙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보기도 하고, 스윙 음악이 나오면 반가운 마음에 유난히 즐거워하면서 말입니다.
최근 영화를 다시 보았을 때는 작품 속 인물들의 싱그러움이 그저 예뻐서 흐뭇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았습니다. 처음 영화를 접했을 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지금은 그리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와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습니다. 게으르고 나른한 분위기의 여름방학 보충수업 교실의 풍경 속에서 흙내와 땀내가 섞여 나오는 듯했고, 곳곳에 등장하는 교실의 풍경이 가슴을 부풀게 했습니다. 어른들이 학생들을 보며 좋을 때다 하고 말하듯, 어른이 된 눈으로 본 영화는 그저 좋은 때의 예쁜 젊음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즐기는 모습들이 가득합니다.
사실 영화는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디테일한 설정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 에게는 그저 장르영화로 치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까르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추억만으로도 반짝이며 빛날 수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정해진 목표로 앞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만 달리고 있는 우리에게 잠시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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