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동심을 파괴한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은 처음에는 모두 다른 이유에서였으나 결국에는 돈 때문에 삶의 벼랑에 몰린 456명의 참가자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여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이야기 입니다.
흔히들 죽을 힘을 다해 싸워라, 죽을 각오로 싸워라 말하고는 하는데, 이 게임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정말로 죽지 않기 위해 최후의 1인이 되어야만 하는 게임에 참여하게 된 것이죠.
당연하게도 456명의 참가자가 참여한 게임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하거나, 남의 죽음을 방관해야 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들이 참여한 게임은 어렸을 적 무해한 마음으로 즐겨 하던 놀이를 하면서 말입니다.
2. 나를 불편하게 만든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 시청을 중도 포기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이 설정 자체에 불편함을 느껴 시청을 중단합니다. 실제로 이 글을 작성하는 저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시청을 잠시 포기했다 이후 다시 시작했습니다. 자신에게는 행복과 즐거움의 기억으로 남은 어린 시절 놀이가 매체를 통해 인간의 잔인함을 표현하는 생존경쟁으로 표현되며 검붉은 피들로 뒤덮여진 것을 보는 것은 마치 자신의 추억을 매도 당한 기분마저 들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다시 드라마를 시청했을 땐, 처음 드라마를 중도포기 하게 만들었던 시점과는 다른 불편함이 다가왔습니다.
극의 극 초반에는 오징어 게임의 주최자가 만들어놓은 설정에 의해 인간의 잔인함을 표현했다면, 극의 중반부에는 오징어 게임의 참여자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잔인함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함께 놀이를 즐겼던 쌍문동의 자랑인 동생은 서바이벌 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후승후보가 되어버린 상황은 인간 본연의 잔인함으로 인해, 주변의 인물마저 되돌아보게 하는 불편함을 만들었습니다. 나와 함께 오징어 게임에 참여했다면, 나를 제일 먼저 죽일 것 같은 사람들을 되짚어 보는 상상마저 들게 합니다.
결말부에서는 메말라 버렸던 인간성을 되찾아줍니다. 결국 경쟁에서 승리하였으나, 456억의 상금을 누리지 못한 주인공이나 456억짜리 경쟁을 주최할 만큼 돈이 많지만 결국엔 죽음 앞에서 아이시절의 동심을 찾고 싶어 했던 게임의 주최자 등이 극 후반까지 불편함과 불쾌함으로 점철됐던 감정에 작은 빗방울을 뿌리는 것 같았습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오징어 게임
온갖 자극적이고 불편한 장면들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음에도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작품의 감독은 드라마의 흥행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밝혔습니다. “현재 자본주의가 갖고 있고, 경쟁 사회가 갖고 있고, 또 능력주의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어떤 문제 계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감정 이입을 해주신 게 아닌가 라고 생각을 합니다.”
감독의 말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는 이미 드라마 속 세상과 다르지 않은 무한 경쟁의 세상입니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령한 몇몇의 소수는 나머지 다수의 이익까지 모두 쟁취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모두가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이 그 우위를 점령하는 소수가 되기 위해 죽을 각오로 노력합니다. 자신이 소수가 되지 못한다면, 자신의 자식을 통해서라도 그 뜻을 이루려고 합니다. 오늘도 학원과 과외에 얽매여 있는 우리의 아이들처럼 말입니다.
4. 오징어 게임과는 다른 세상이 오길 바라며
이제는 유치원생들도 오징어 게임에 나온 옷을 따라 입고, 오징어 게임에 나온 놀이를 떠라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단순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놀이를 끝내지 않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노랫말 뒤에 펑 하고 총소리까지 붙여 노랫말을 완성합니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 전에는 전혀 몰랐던 놀이를 오징어 게임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아이들에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움직이는 아이를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드라마를 중도 포기할 때 느꼈던 감정이 놀이를 떠라 하는 아이들을 보며 다시 되살아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으로 자라난 세상은 더 이상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무해한 마음으로 놀이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의 마음을 지금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지켜주길 바라며 첫번째 포스팅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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