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트루먼쇼 : 트루먼(Truman)을 찾아서
평온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살던 트루먼은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삶이 지나치게 평온하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인생을 조작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안정된 일상을 탈출합니다.
2. 크리스토프(Christ of), 씨 헤이븐의 연출자
1. 광신도 집단
곳곳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인터뷰를 보면 그들은 트루먼을 속이는 일에 대해서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습니다. 그들은 퍽퍽하기만 한 세트 밖의 세상보다는 안락한 세트 안에 살기 원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세트를 만든 크리스토프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입니다. 그들은 크리스토프의 의도대로 진심으로 트루먼의 삶을 축복이라 생각하며 트루먼을 선택 받은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트루먼이 당해온 삶에 대해 그들은 조금의 미안함이나 안쓰러움 등의 감정을 느끼지 않습니다. 크리스토프에게 지배된 시민으로서 그들은 자신들의 연출자를 맹신하고 트루먼을 가장 가까이에서 속이는 자신들의 행위를 자랑스러워합니다. 이 모습은 꼭 독단에 빠진 오만한 지도자를 따르는 사이비 종교인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2. 어린양, 트루먼
씨 헤이븐에 사는 사람들은 크리스토프의 제작의도대로 트루먼의 일생을 숨김 없이 공개하는 것을 축복이라고 여깁니다. 과연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트루먼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30년을 세뇌되어 살아온 트루먼은 종내 에는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30년간 자신에게 제공된 무조건적인 친절에 익숙해진 트루먼은 돔 밖의 삶의 차가움에 놀라 다시 돔 안으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3. 방관자 , 시청자
하지만 트루먼쇼를 시청한 시청자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트루먼의 입장에서 시청자도 자신을 방관한 방관자들에 불과하겠지만, 트루먼쇼를 시청하였다고 해서 크리스토퍼의 행동을 지지했다고 볼 순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에 트루먼이 세트를 탈출하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함께 기뻐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들은 트루먼보다 일찍이, 그리고 간절히 트루먼의 자유를 바래왔을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트루먼은 티비쇼의 주인공 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조카/손주 같은 느낌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트루먼을 지지하던 이 다수는 해당 쇼가 계속되는 것을 두고 보았을까요? 트루먼은 인간 동물원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는데 말입니다. 트루먼 쇼가 2시간의 영화가 아닌 티비 시리즈였다면 분명 쇼 밖의 시청자들이 반대운동을 하는 장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마 시간 제약이 있는 영화의 한계라고 생각됩니다.
3. 누구나 트루먼이 되는 세상
그렇다면 트루먼이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을 때, 너는 티브이 쇼의 주인공이며 너의 모든 일상은 생중계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쇼를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물음이 듭니다. 아마 시청자들에게 윤리적인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하고, 훨씬 더 자극적인 트루먼 쇼가 만들어졌을 것 같습니다. 흔히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스스로 트루먼이 되길 자처합니다. 사랑, 우정, 육아 등 사람들의 의식주와 취미 관심사까지 출연자들의 일상을 낱낱이 공개하는 쇼들이 넘쳐납니다. 최근에는 헤어진 전 연인이나, 이혼한 전 연인들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프로그램들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끕니다. 그들은 다양한 이유로 스스로 트루먼이 되길 바랐고, 그것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공감하고 욕하면서도 프로그램을 시청합니다. 트루먼쇼는 그럴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고, 그로 인해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윤리적 질문을 하게 합니다. 안락한 거짓된 삶에서 거친 진실의 삶을 찾아가겠느냐고 말입니다.
4. 트루먼쇼가 남긴 것
영화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삶과 다름 없는 트루먼의 삶을 보며, 영화적 상상력에 공감합니다. 그리곤 혹시 나도 트루먼쇼의 주인공 아닐까? 하는 망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후 트루먼쇼 증후군이라는 정신과 질병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자신도 트루먼처럼 쇼의 주인공으로 누군가의 감시와 관찰의 대상이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생각은 접으셔도 됩니다. 우리 사회는 작은 동물이 학대되는 것만 봐도 모두 함께 작은 동물들을 위해 싸워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소리를 모두 차단할 순 없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세요. 당신은 단지 트루먼쇼 증후군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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