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김 씨 표류기 : 결국 바꾼 것은 희망
빚에 떠밀려 결국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 남자는 한강으로 뛰어내렸지만 한강의 고립된 섬, 밤섬에 표류되고 맙니다. 빚 독촉도 없고, 아무도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밤 섬에서 남자는 자유를 찾고 행복을 느낍니다.
학창 시절에 왕따를 당했던 기억으로 방 안에서만 지내는 여자는 남의 사진을 도용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거짓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여자의 유일한 낙은 일 년에 단 두 번, 민방위 훈련 때 멈춰버린 도시를 촬영하는 일입니다.
아무도 없는 도시의 모습을 찍고 있을 때 여자는 비로소 안정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 날, 밤 섬에서 홀로 자유를 느끼는 남자를 만납니다. 여자는 처음으로 용기를 내 교신을 시도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섬에서 소통합니다.
한강 정화사업을 위해 해병대 전우회가 밤섬에 나타나 남자는 밤섬에서 쫓겨나 다시 도시의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곤 밤섬에 가기 전처럼 다시 자살을 시도하려 합니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막기 위해 용기를 내 도시로 뛰어갑니다.
2. 오늘을 표류하는 김씨98765이 희망을 찾는 이야기
영화의 두 주인공 남자, 여자는 인간 관계에서 가장 도태된 사람들입니다. 여자는 본인의 엄마를 제외하면 아무도 그녀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이고, 남자는 실종된 지 몇 달이 흘러도 실종신고 내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남자가 밤섬에서 표류한 기간은 민방위 사이렌 소리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민방위는 일 년에 두 번 봄, 가을에 진행합니다. 여자가 처음 남자를 발견한 날도 민방위 훈련으로 도시가 멈췄던 날이었으며, 남자를 쫓아 세상으로 나온 날도 민방위 훈련으로 도시가 멈춥니다. 최소 두 계절이 흘렀다는 설정인데 이 기간 동안 남자를 찾는 사람은 빚 독촉을 하는 사람 외엔 아무도 없습니다. 이렇게 가장 도태되었으나, 너무나도 흔하게 널린 대한민국의 김 씨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이름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제목이 김씨 표류기이니, 김 시겠거니 추측만 가능합니다. 대한민국에 가장 많다는 김 씨, 두 사람 모두 김 씨일 뿐입니다.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이 나오면 괜히 애착이 가는 것처럼 관객들은 벌써 김 씨에 대한 감정이입을 시작합니다. 대한민국에 가장 많다는 김 씨, 본인이 김 씨 이거나 주변에 김 씨 하나쯤은 모두 있기 때문입니다. 감독은 이처럼 인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고 남자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이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관객들은 김씨들이 희망을 찾는 순간에 함께 희망을 찾게 됩니다.
감독은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영화를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이 김씨로 대표되는 대부분의 흔한 사람들일수도 있고, 감독 주위에 있는 특별한 김 씨 일수도 있습니다. 다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김 씨가 되어 위로를 받고 희망을 발견합니다.
3. 달리다가 멈춰선 곳에서 만난 위로
영화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 민방위 훈련이라는 사건을 부여합니다. 민방위 훈련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도태된 두 남녀에게 사회적 시간이 멈춘 민방위 훈련 동안의 시간은, 그리고 사람들도 없는 민방위 훈련 중인 도시는 도시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두 사람이 예외적으로 도시를 안정적인 장소라고 느끼게 합니다. 무인도에서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느끼던 남자와 자신의 방 안에서만 살아온 여자, 자살을 위해 버스를 탄 남자와 대인기피증임에도 밖으로 뛰쳐나온 여자의 상황에서 두 사람을 진정시킬 수 있는 도시는 오로지 민방위 훈련을 하는 순간뿐일 것입니다.
아마도 민방위라는 시간이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 잠시간의 멈춤으로 안정을 얻은 감독 스스로의 위로 법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4. 영화의 흥행 실패 이유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영화가 왜 흥행에 실패했는지 의아함마저 들게 합니다. 연출이나 내용, 연기 등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영화에 흥행 실패를 포스터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영화 개봉 당시의 시기에 흥행하던 영화는 해운대, 아바타, 국가대표 등의 대작들이었는데 누가 봐도 B급 코미디 영화 느낌의 포스터를 선택할 관객이 많지 않아 보입니다. 코미디 영화로는 과속스캔들과 7급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의 영화 시장은 천만 영화가 줄줄이 나오던 시기였기에 사람들은 김 씨 표류기의 포스터를 보고는 바로 그 당시의 대작들을 택했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포스터 자체에 분위기를 조금 낮췄더라면 오히려 이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던 관객들의 지지를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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