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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것 리뷰

어거스트 러쉬 영화 리뷰 : 음악 전시회

by 몽실몽실2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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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거스트 러쉬 : 음악 초능력자가 잃어버린 부모를 찾는 이야기

바람에 나부끼는 풀잎 소리에서도 오케스트라를 느끼는 음악 천재 에반은 태어날 때부터 버려져 고아원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에반은 언젠가 자신을 찾아올 부모를 확신하며 입양을 거절합니다.

에반의 부모는 에반의 존재를 알게 되자 에반을 찾으러 갑니다. 하지만 이미 에반은 고아원에서 떠나버린 이후였고, 에반이 향했다는 뉴욕으로 뒤따릅니다.

연고도 없는 곳으로 무작정 떠난 에반은 길거리에서 음악하던 아이들을 만나고, 우연히 교회의 목사를 만나 자신의 이름을 건 공연을 하게 됩니다. 운명처럼 에반의 음악을 따라 에반의 부모가 모이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2. 음악이 개연성

사실 영화는 줄거리 만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영화의 시놉시스만을 본 배우들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영화는 개연성이란 전혀 없습니다.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는 부모를 찾는 대신 부모가 자신을 찾게 만들거라 장담하고, 실제로 자식의 존재조차 모르던 부모들이 그 아이를 찾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서로가 부모 자식이라는 증거는 전혀 없지만 오로지 느낌으로, 감으로, 운명적으로 그들은 서로를 찾습니다. 이런 내용만 보자면 정말 어린이용 만화에 나올 법 한 허무맹랑한 줄거리입니다. 그것도 소리를 초능력으로 가진 아이가 잃어버린 부모를 소리를 매개로 만나게 된다는 판타지같은 이야기 말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그 작위적인 줄거리에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줄거리의 개연성을 음악이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작위적이기까지한 줄거리 덕분에 관객들은 음악에 더 몰두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면 줄거리는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그저 이런 음악이 가능하다니, 하며 주변의 소리에 조금 더 몰두하게 됩니다. 어거스트 러쉬는 음악이 곧 이야기이고, 음악이 곧 줄거리이고, 음악이 그저 개연성인 영화입니다.

3. 천재란 모든 것을 아우름

영화를 보다 보면 천재란 저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주인공 에반은 천재성을 나타냅니다. 그저 남들보다 더 잘하면 그것을 천재라고 여겼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천재는 모든것을 아우르는 느낌입니다. 에반은 음악이란 것을 알기도 전부터 존재하는 모든 것에서 음악을 느낍니다. 흔들리는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에서도,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에반은 음악을 느끼고, 그것들을 조화롭게 듣습니다. 에반의 세상은 언제나 오케스트라가 연주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에반의 연주는 울림이 크게 표현됩니다. 정석으로 악기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기타를 두드리며 연주할 때, 큰 울림통에 직접 타격을 주기 때문에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하지만, 이후 정석대로 기타를 칠 때에도 에반은 주변의 소리와 함께 어울리는 연주를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홀로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소음들과 어울려서 홀로 하는 연주도 오케스트라의 협주처럼 들리게 합니다.

에반이 지휘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인 것 같습니다. 모든 소리를 조화롭게 들을 줄 아는 그야말로 음악 천재에게 지휘만큼 탁월하게 재능을 발휘한 만한 것도 없습니다.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우면서 모짜르트를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그의 영화나 책 속 모짜르트가 지휘자였던 것을 보고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서야 그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모짜르트는 에반과 같은 천재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짜르트를 다룬 영화를 보면 늘 살리에르의 열등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 영화들은 모짜르트의 천재성을 인간적인 수준으로 표현하기에 살리에르에게 공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거스트 러쉬를 보며 음악의 천재의 존재를 알고 나니, 살리에르는 모짜르트에게 열등감을 느낀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 토끼가 호랑이를 보고 호랑이보다 약함을 분해하는 것 같은 일처럼 보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를 보았다기 보다는 음악 전시회를 본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락부터 클래식, 그리고 에반이 느끼고 연주하는 모든 음악들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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